단상
20201203 백수가 좋았던 점
writingathyunmo
2020. 12. 3. 00:29
대학원생 혹은 크리에이터 혹은 백수로 불리던 시절, 유일하게 좋았던 점 하나가 있다.
카페에 앉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며 사람들으 관찰할 수 있었다. 길동역 2번 출구 할리스 커피 2층 창가에 앉아, 사치스럽게 시간을 죽인다. 시간을 죽이며 지나가는 사람 모양을 본다. 어떻게 옷을 입고, 어떻게 뛰어가고, 어떤 표정으로 지나가는지 보면 시간이 금방 간다.
여유롭게 타인을 관찰하는 일은 쉽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누군가를 지켜보는 일은 애정이 있어아먄 가능하다. 그래서 누군가를 지켜보는 시선은 대개 다정하고, 섬세하다. 애정이 있기에 말이다.
내가 누군가를 따스하게 보고자 하는 만큼, 나도 따스하게 관찰당하는 사람이길 바란다. 당신이 기꺼이 시간을 내어 나를 바라봐줬으면 한다. 내가 그럴 만한 사람이길 바란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기꺼이 사랑받기를 바란다.